
안녕하세요! 셀레스트(Celeste) 등반가(?)입니다.
열심히 산을 오르던 중, 챕터 3 '천상의 리조트'에서 웬 낡은 컴퓨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. 호기심에 작동시켜보니... 어? 웬 낯선 도트 게임이 실행되더군요.
이게 바로 그 유명한(?) 셀레스트 PICO-8 버전이었습니다.
1시간 25분의 사투, 낚였습니다
처음엔 '아, 개발자들이 넣어둔 귀여운 이스터에그인가?' 하고 가볍게 시작했습니다. 조작감도 본편이랑 비슷하면서도 더 투박하고, 그래픽은 정말 고전 게임 그 자체였죠.
"한 10개 화면(레벨) 정도 깨면 끝나겠지?"
...라고 생각했습니다. 하지만 제 예상은 처참히 빗나갔습니다.
깨도 깨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. 죽고, 또 죽고, 다시 도전하고. 화면은 단순한데 난이도는 절대 단순하지 않더군요. 오기가 생겨서 "이거 끝을 보고 만다"는 심정으로 붙잡고 늘어졌습니다.
그렇게 모든 레벨을 클리어하고 정신을 차려보니...
플레이 타임: 1시간 25분.
아니, 이 미니게임 하나에 1시간 25분을 태울 일인가 싶어 순간 현타가 왔습니다. 웬만한 본편 챕터 하나 클리어한 기분이었습니다.
알고 보니 이게 원조?
너무 어이가 없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, 끝나자마자 바로 이 PICO-8 버전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.
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죠.
이 PICO-8 버전은 단순한 이스터에그가 아니라, <셀레스트>의 '프로토타입', 즉 원조 게임이었습니다.
PICO-8은 일종의 '가상 콘솔'로, 개발자들이 제한된 사양으로 레트로풍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입니다.
<셀레스트> 개발자들이 4일 만에 게임 잼(Game Jam)에서 뚝딱 만든 게 바로 이 PICO-8 버전(당시엔 'Celeste Classic'으로 불림)이었고, 이게 호평을 받자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지금의 명작 <셀레스트>가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.
그러니까... 저는 본편 게임 속에서 <셀레스트>를 있게 한 '근본' 그 자체를 플레이한 거였습니다.
결론: 의미 있는 1시간 25분이었다
단순한 도트 그래픽인데도 불구하고, 지금의 <셀레스트>가 가진 '정밀한 손맛'과 '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레벨 디자인'이 이 프로토타입 안에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.
비록 1시간 25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되긴 했지만, 게임의 역사를 직접 체험한 것 같아 나름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.
혹시 챕터 3에서 이 낡은 컴퓨터를 발견하신다면...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번 도전해 보세요. (물론 시간은 넉넉히 잡으시는 걸 추천합니다!)
여러분은 PICO-8 버전 클리어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나요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