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 2월 6일, 이미 정식 출시까지 마친 우리 게임을 들고 크래프톤 본사에서 시연회를 진행했다. 크래프톤 한복판에서, 현업자들과 다양한 유저들의 매서운 눈으로 우리 게임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였다. 간지나게 시연회 이야기부터 폼 잡고 쓰고 싶지만, 솔직히 건물 들어가자마자 딴생각부터 났다. 창밖으로 탁 트인 서울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"아, 이래서 다들 기를 쓰고 대기업 가려고 하는구나" 싶더라.특히 내 눈을 돌아가게 만든 건 사내 카페였다. 그 비싼 % 아라비카(텐퍼센트) 커피를 단돈 1,000원에 마실 수 있다니. 거기다 무제한으로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 기계에, 밥은 엄청 맛있고 후식으로 저당 아이스크림까지 완벽했다. 팀원들이랑 신나게 사진 찍으면서 대기업 복지의 단맛을 제대로 즐겼다. 하..
0) 내 관점부터 깔고 간다 (왜 나는 ‘실패’라는 말을 싫어하는가)포스트모템 발제문서 첫 줄은 이렇게 시작했다.우리는 실패했습니다근데 나는 이 프로젝트를 실패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.이유를 이번에 좀 또렷하게 알아냈다.“실패”는 내 머릿속에서 ‘결론’이고 ‘끝’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.즉, “판결 난 상태”, “정리된 상태”, “여기서 더 갈 데가 없는 상태”처럼 들린다.근데 나는 지금이 그런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.나는 아직 성공으로 가는 과정 한가운데에 있고, 이번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확실히 앞으로 간 기록이다.그래서 “실패”라고 딱 잘라 명명하는 게 싫다. “끝났다”는 느낌을 주니까.그리고 여기엔 내 성향도 개입돼 있다.나는 원래 만족을 잘 하는 편인 것 같다.군대에서도 다들 힘들다는데 나는..